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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님의 기록

아이들 없는 제주여행 3일차

by 유루융 2019.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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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여행의 마지막날이 왔다.

 

첫날에는 놀고있지만 영혼은 아이들 옆에 있었고, 어제는 정말 마음껏 돌아다니고 마음껏 즐겼다.

 

뭔가 아쉬운 마지막날.

 

얼른 조식먹으러 가고싶었는데 기상미션이 기다리고 있었다.

 

8시까지 논짓물에서 모여달라 해서 거지꼴을 하고 나갔는데

 

배우자와 함께 올레길8코스를 자전거로 왔다갔다 하는 미션이었다.

 

논짓물에서 출발하여 방파제까지 가는 거라 거리는 그리 길지 않은 거리였으나...

 

나는 자전거를 못탄다. 대학교때 친구랑 자전거를 타다가

 

정말 공중 높이 날아갔다가 떨어진 적이 있어서 그 이후로는 자전거는 쳐다보지도 않는다.ㅜㅜ

 

자전거 못탄다 하면 바보같이 보일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자전거 못타는 내 또래 여자분이 한분 더 계셨고

 

신랑은 나랑 손을 잡고 올레길을 걸어보자고 했다. 고마워 신랑.

 

 

제주도를 6번째 오는건데 올레길을 걸어보는건 처음이었다. 아이들이 어려서 그럴 엄두도 못냈는데

 

처음 걸어 본 아침의 올레길은 너무너무 아름다웠다.

 

 

중간에 카페팔길, 정확한 이름은 PALGIL. 올레길8코스에 있는 카페인데 이른아침에 오픈을 하는것같았다.

 

행사 운영진분들이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가라고 하셔서 청귤차를 주문하고

 

산책을 한참 하다가 카페에 갔는데, 여긴 다음에 중문에 숙소잡으면 꼭 또와야지 했던 곳이다.

 

제주에서 핫한 여느 복잡한 카페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보이는 뷰도 색다른 곳이었다.

 

창문에 저렇게 마라도와 가파도, 등대까지 그림을 그려놓으셨는데

 

사진상으로 잘 보이지 않지만 딱 맞춰서 볼 수 있도록. 근데 잘 맞춰서 보기가 쉽지가 않다ㅎㅎㅎ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면서 배우자에게 편지를 쓰는것까지 미션을 완료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히든클리프의 조식은... 음, 빵순이인 나는 빵만 한가득 먹고왔다ㅎ 당근 싫어하는데 당근쥬스가 생각보다 맛있었고

 

스프는 너무 짰다. 신랑도 크게 손갈게 없다며 그냥 조금만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마블 덕후인 나는 피규어뮤지엄에 가보려고 했는데 1시까지 한라산수목원으로 모여야 해서 시간도 촉박했고

 

이틀을 신나게 돌아다녔더니 너무너무 피곤해서 호텔에서 오전에 좀 쉬다가 공항근처로 향했다.

 

점심을 먼저 먹기로 하고 한라수목원 근처로 신랑이 급하게 찾아본 곳은 담아래 라는 식당이었다.

 

 

베스트 메뉴가 간장딱새우밥 이었나. 와 진짜 맛있었다. 다음 제주여행에 제일 먼저 와야 될 곳이라며.

 

딱새우장의 간장과 계란노른자를 돌솥밥에 비벼먹는 방식인데

 

짜지도 않고 너무 달지도 않고 어찌나 맛있던지. 딱새우밥정식에는 가지튀김과 돔베고기도 나오는데

 

그것도 너무 맛있었다.

 

 

 

버터향이 살짝살짝 풍기는 저 돌솥밥은 물을 부어놨다가 숭늉으로 먹을 수 있다.

 

주인분인지 직원분이지 모르겠지만 너무 친절하셨고, 음식도 맛있어서 집에와서도 한참이나 저게 생각이 났다.

 

다음에 제주에 가면 무조건 저 집은 반드시 갈테다.

 

 

식사후에 한라수목원에서 모였는데 첫날 찍었던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서 선물해주셨고

 

선물꾸러미에는 우도땅콩, 막걸리, 흑돼지육포, 한라봉과 다른 간식거리들을 가득 담아주셨고

 

여행중에 밴드에 올렸던 사진을 인화해주셨고, 아침에 배우자에게 쓴 편지도 넣어줬다

 

 

살면서 내가 이렇게 남이 다 준비해준 여행을 즐길 기회가 또 있을까 싶었다.

 

중간중간 폴라로이드로 사진을 찍으라고 미션을 주셨는데 그것 또한 부부끼리 사진을 찍어서

 

앨범을 만들 일이 잘 없으니까. 뜻깊은 미션이었고, 편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

 

손편지와 찍었던 사진들을 보면서 다시 오지 않을 정말 행복한 여행이었다고 신랑과 얘기했고

 

신랑은 이제까지 갔던 여행중에 단연 1위라며, 너무 좋았다고 이제 매년 둘이서 제주에 오자며 약속했다.

 

2박3일 아이들 봐주셨던 엄마에게도 너무 감사하다. 다음에도 또 봐준다고 여행 자주 다니라고 해주셨다.ㅠㅠ

 

여행갔다 돌아온 날 아침부터 아이들 밥 차려주려니 조금 신경질이 났지만ㅋㅋㅋ

 

행복한 2박3일이었고 평생 기억에 남을 여행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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