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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리뷰

드라마 산후조리원 리뷰: 하이퍼리얼리즘 출산과 육아

by 유루융 2022.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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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산후조리원 리뷰>

편성: 2020.11.02~2020.11.24 (8부작)

최고 시청률: 4.2%(닐슨코리아)

연출: 박수원

극본: 김지수, 최윤희, 윤수민

출연: 엄지원, 윤박, 박하선, 장혜진, 최리, 임화영 외

 

출처 -tvN 산후조리원

 

<산후조리원 등장인물 간단 설명>

오현진: 딱풀이 엄마. 대기업 올리블리의 상무이며 나이는 42세. 초산이라 엄마의 경험은 전무후무한 인물입니다. 과연 딱풀이 엄마로서의 역할과 사회적인 입지도 지킬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김도윤: 딱풀이 아빠, 스타트업 대표. 현진보다 7세 연하이며 다정하고 스윗한 남편입니다.

조은정: 사랑이 엄마. 쌍둥이를 출산한 이력이 있는 경산모이며, 남다른 육아 스킬로 완벽한 모습을 뽐내는 그녀이지만, 이면에는 힘든 육아의 현실을 안고 있는 인물입니다.

박윤지: 쑥쑥이 엄마. 아이를 사산했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조리원 사람들에게는 아이가 중환자실에 있다고 둘러대지만, 마음에서 아이를 떠나보내지 못한 탓에 큰 사건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루다: 요미 엄마. 미혼모이며 아이 아빠인 남자 친구와 사이도 좋지만, 어릴 적 아빠로부터 겪었던 트라우마 탓에 결혼을 원치 않는 인물입니다.

 

<산후조리원 줄거리>

산후조리원은 제목 그대로 산후조리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주인공 오현진(엄지원 님)은 대기업의 상무 자리에 오른 날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됩니다. 초산인 데다 나이도 있지만 현진은 자신이 오른 자리 역시 소중하기 때문에 양수가 터지는 순간에도 바이어와의 중요한 계약을 따낼 정도로 일에 열정을 보이는 캐릭터입니다.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출산을 했지만 현실은 출산보다 더 녹록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도 제대로 마실 수 없고, 힘든 출산은 내가 했는데 나 빼고 다 축제인 것 같은 가족들. 그리고 병원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아기에게 해가 될까 봐 노심초사하는 장면까지, 과장이 섞여있긴 하지만 너무나도 현실적인 모습입니다.

현진은 산후조리원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여러 엄마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들이 사회에서 직책이 무엇이었건, 어떤 일을 하고 있었건 상관없이 산후조리원은 그저 육아 정보에 빠삭한 엄마가 우대받고 모유가 잘 나오는 엄마를 우러러봐야 하는 희한한 곳이었죠.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며 상무 자리에까지 오른 현진은 자신을 감싸고 있던 직책과 직함 다 떼고, 오롯이 엄마의 모습으로만 보면 그저 나이 많고 모유가 잘 안 나오는 엄마이며 육아는 모든 게 다 처음이라 서툴기만 했기 때문에 그런 자신을 보며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곳의 엄마들도 다 저마다의 고충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고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며 한 발짝 더 엄마의 모습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출처 - tvN 산후조리원

 

<산후조리원 결말>

현진은 복직을 앞두고 1년 동안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합니다. 자신의 커리어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커가는 걸 옆에서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사에 갔다가 큰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는 걸 알고 자신이 맞겠다고 하는 현진. 일거리를 가지고 조리원으로 돌아온 그녀에게 은정은 하고 싶은 일은 참지 마라고 조언합니다.

미혼이었던 루다는 마음을 바꿔 남자 친구와 한 집에 살며 가정을 꾸리게 되고, 윤지는 쑥쑥이를 보내주기로 마음먹습니다. 은정은 남편에게 그동안 힘들었던 부분을 털어놓고, 내색을 하지 않아 아무것도 몰랐던 은정의 남편은 은정을 도와 함께 육아를 하게 됩니다. 모두 퇴소한 이들이 단체 카톡방에서 아이를 돌보며 정신없는 하루를 공유하고 조리원이 천국이었다는 얘기를 하는데요, 이미 아이 둘을 키운 은정은 이제 어린이집 입소 대기를 해야 한다며 청천벽력 같은 얘기를 들려주며 드라마는 끝이 납니다.

 

출처 -tvN 산후조리원

 

<산후조리원 만의 매력포인트>

보통 드라마나 영화에서 여성의 출산은 아이를 탄생시킨 축복이며 새 생명이 찾아온 기쁨에 아름답게만 그려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 번의 출산을 경험한 저에게 드라마 산후조리원은 출산 전부터 출산 과정, 그리고 출산 후까지의 과정을 너무 생생하게 담아낸 작품이었습니다. 드라마 1회는 저승사자와 대화를 나누는 현진의 모습부터 시작했는데요, 죽으러 가던 현진이 내가 왜 죽냐며 함께 배에 타고 있던 저승사자를 밀쳐 물에 빠뜨리고 홀로 노를 저어 탈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건 출산하면서 이러다 내가 죽겠구나 싶을 정도로 힘든 과정을 설명하고 있었죠. 이 외에도 출산 전 처치로 굴욕을 당하던 모습과 우르르 몰려와 내진하던 의사들에게 쌍욕을 날리던 장면, 무통 주사를 맞고 굉장히 평화로워진 모습은 저의 출산 과정을 떠올릴 만큼 현실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산후조리원에서의 일과 또한 너무나 현실적이었습니다. 설국열차를 패러디해 나이 많고 모유가 잘 안 나오는 엄마들은 꼬리칸 탑승객으로 비유했는데 조금 과장이 섞여있긴 해도 이런 부분이 리얼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모유가 잘 안 나오는 엄마들은 모유가 많이 나오는 엄마들을 부러워하고, 몸이 안 좋아 새벽 수유 콜을 받지 않거나 분유를 먹이게 되면 어쩐지 눈치가 보이는 현실은 저 또한 출산 당시 산후조리원에서 겪어야 했던 일이었습니다. 낳기만 한다고 모성애가 절로 샘솟는 건 아닌데 왠지 나만 빵점짜리 엄마가 된 것 같고, 나 같은 엄마를 만나야 하는 아기에게 미안하기만 하고... 드라마가 이런 부분을 너무 잘 담아내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그간 방송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출산의 고충과 육아의 힘든 부분을 정말 잘 살려낸 산후조리원. 출산을 앞둔 부모님들이나 출산과 육아 전쟁을 겪은 부모님들이 한번쯤 보면서 즐겁게 웃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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